소상공인
부재중 한 통이 일감 한 건인 기사님께
설비·수리·용달 기사님의 명함은 온 동네 엘리베이터에 붙어 있죠. 대부분 개인폰 번호로요. 050 출장 번호로 바꾸면 작업 중 놓친 전화가 결과까지 목록에 남고, 증상을 말한 통화는 다시 들을 수 있어요. 명함은 그대로 두고요.
엘리베이터 거울 옆에 자석 명함이 하나 붙어 있어요. 배관 막힘, 수도 동파, 보일러 수리. 몇 년째 그 자리에 있어서 주민들은 배경처럼 지나치지만, 그 명함은 지금도 일하고 있어요. 누군가의 화장실이 막히는 순간 그 번호로 전화가 걸리니까요.
그 번호가 기사님 개인폰이라는 게 이 글의 출발점이에요. 온 동네에 붙은 명함 수만큼, 그 폰은 연중무휴 접수창구가 돼 있거든요.
손이 배관을 잡고 있을 때 벨이 울려요
기사님 일의 얄궂은 점이 있죠. 전화가 일감인데, 일하는 동안엔 전화를 못 받아요. 천장에 머리를 넣고 배관을 잡고 있을 때, 사다리 위에서 실외기를 옮길 때, 운전할 때 벨이 울려요. 그리고 급한 손님은 안 기다려요. 검색 결과의 다음 번호로 바로 넘어가죠. 놓친 벨소리 하나가 일감 하나예요.
일감은 줄지 않을 거예요. 지은 지 30년 넘은 주택이 557만 호, 전체의 28.0%예요(2024년 인구주택총조사). 단독주택만 보면 57.9%가 서른 살을 넘겼고요. 고칠 곳이 늘어나는 만큼 걸려올 전화도 늘어나요. 문제는 그걸 다 받을 몸이 하나라는 거죠.
놓친 전화가 사라지지 않게만 하면 돼요
명함의 번호를 050 출장 번호로 바꾸면, 걸려온 전화는 기사님 폰으로 그대로 착신돼요. 받는 건 똑같아요. 달라지는 건 놓쳤을 때예요. 못 받은 전화가 부재중으로, 결과와 시간과 함께 통화내역에 남아요. 작업 하나 마치고 목록을 열면 그 사이 온 문의가 줄줄이 보여요. 부재중 목록이 곧 일감 목록인 거예요.
- 연결됨 010-3●●●-●●●● 오후 2:14
- 부재중 010-8●●●-●●●● 오전 11:02
- 연결됨 010-5●●●-●●●● 어제
수신 안내 멘트를 ‘출장 문의’로 정해두면 받는 순간 일 전화인 걸 알 수 있어요. 거래처며 가족이며 뒤섞인 개인폰에서 일감 전화만 또렷해지는 거죠. 가게 번호와 개인 번호를 나누는 원리는 사장님 글에서 다뤘던 그대로예요.
경계는 하나 알아두세요. 050은 받는 전용이라, 방문 전에 기사님이 손님한테 거는 확인 전화는 평소처럼 내 번호로 나가요. 그래 봐야 번호를 알게 되는 건 방문이 잡힌 그 손님뿐이죠. 엘리베이터 명함에는 여전히 050만 붙어 있으니, 남는 장사예요.
통화 녹음도 이 직업엔 실속이 있어요. 주소와 증상을 전부 말로 듣는 일이잖아요. 녹음을 켜두면 안내 멘트 뒤에 통화가 남아서, 몇 동 몇 호였는지 헷갈릴 때 다시 들으면 돼요. 손에 펜 들 틈 없이 받은 전화도 기록이 되는 셈이에요.
밤을 어떻게 할지는 기사님 몫이에요. 24시간 출동이 간판인 분은 그대로 열어두면 되고, 새벽 배관은 안 하기로 한 분은 전화 받을 시간을 정해두면 돼요. 시간 밖 전화에는 적어둔 멘트가 나가고, 기록은 아침 목록에 남아요.
명함은 한 장도 다시 붙일 필요 없어요
동네에 뿌려둔 자석 명함과 스티커, 그게 기사님의 광고 자산이죠. 050 번호는 한번 정하면 계속 기사님 거라서, 지금부터 새로 뽑는 명함에만 적어 나가면 돼요. 몇 년 전 스티커를 보고 걸어온 전화든 어제 붙인 명함을 보고 온 전화든, 전부 한 번호의 통화내역에 쌓여요. 결제 없이 7일 동안 무료로 써볼 수 있으니, 다음 명함 주문 전에 시험해 보기 좋아요.
오후 네 시, 보일러 하나 고치고 트럭에 올라 목록을 열어요. 작업하는 동안 부재중 두 통이 시간까지 찍혀 남아 있어요. 오늘 저녁 일감이 조수석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거죠.
자주 묻는 질문
- 명함과 스티커에 050 번호를 적어도 손님이 거는 데 문제없나요?
- 없어요. 손님이 걸면 기사님이 지금 쓰는 휴대폰으로 착신되고, 통화는 평소와 같아요. 문자 문의도 휴대폰으로 바로 들어와요.
- 작업 중에 놓친 전화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 걸려온 전화는 부재중까지 결과와 함께 통화내역에 남아요. 작업을 마치고 목록을 열면 그 사이 온 문의가 시간 순서로 정리돼 있어요.
- 주소나 증상을 전화로 들었는데 헷갈리면요?
- 통화 녹음을 켜두면 안내 멘트 뒤에 통화가 녹음돼요. 몇 동 몇 호였는지, 어떤 증상이라고 했는지 통화내역에서 다시 들으면 돼요.
- 새벽에 오는 전화도 다 받아야 하나요?
- 기사님이 정하기 나름이에요. 24시간 출동이 장사인 분은 그대로 열어두면 되고, 밤은 쉬고 싶은 분은 전화 받을 시간을 정해두면 그 밖의 전화에 안내 멘트가 나가요.